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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류

갑상선 질환 환자의 해조류 섭취 주의사항

by im-fine-blog 2025. 8. 16.

1. 해조류 속 요오드와 갑상선 호르몬 합성 메커니즘

해조류는 미역, 다시마, 톳, 파래, 김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공통적으로 요오드(Iodine) 함량이 매우 높은 식품군에 속합니다. 요오드는 인체에서 갑상선 호르몬(T3: 트리요오드티로닌, T4: 티록신) 합성의 필수 원소로, 갑상선은 요오드를 혈액에서 흡수해 갑상선 세포 내에서 호르몬을 합성합니다. 이 호르몬은 체온 유지, 에너지 대사, 단백질 합성, 신경 발달 등 거의 모든 대사 과정에 관여하기 때문에, 요오드 섭취는 생리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적정량’**입니다.


일반 성인의 요오드 하루 권장 섭취량은 약 150μg, 임신부는 약 220~250μg, 상한 섭취량은 2,400μg입니다. 건조 다시마 1g에는 평균 2,000μg 이상의 요오드가 들어 있으며, 일부 품종은 8,000μg을 넘기도 합니다. 즉, 건조 다시마 한 장만으로도 하루 상한치를 훌쩍 넘길 수 있습니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선 호르몬 합성이 저하되어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나타나지만, 과잉 섭취 시에는 반대로 호르몬 합성 조절 메커니즘이 혼란을 일으켜 기능항진증, 자가면역 질환 악화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TSH(Thyroid-Stimulating Hormone)**는 갑상선에 ‘호르몬을 더 만들어라’ 또는 ‘줄여라’라는 신호를 주는데, 요오드 과다 상황에서는 이 TSH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변해 세포 대사 리듬이 무너집니다. 결과적으로 갑상선 질환 환자에게 고요오드 식품 섭취는 단순한 영양 문제가 아닌, 직접적인 병세 악화 요인이 됩니다.

 

갑상선 질환 환자의 해조류 섭취 주의사항

 

2. 갑상선 질환별 요오드 섭취 위험성과 과학적 근거

갑상선 질환은 크게 갑상선 기능저하증, 갑상선 기능항진증,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으로 구분됩니다. 기능저하증에는 요오드 결핍형과 자가면역성(하시모토병)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요오드 결핍형에서는 적절한 요오드 보충이 치료에 필수지만, 하시모토병과 같은 자가면역성 질환에서는 과잉 요오드가 면역계를 더 자극해 염증을 악화시킵니다. 그 이유는 요오드가 갑상선 세포에서 과산화수소(H₂O₂) 생성을 증가시키고, 이 활성산소가 세포막과 DNA를 손상시켜 면역세포의 공격 표적이 되기 때문입니다.


기능항진증(그레이브스병 포함) 환자의 경우, 요오드 과잉은 호르몬 합성 속도를 급격히 높여 심계항진, 손떨림, 불안, 체중 급감, 불면 등의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특히 ‘요오드 유발성 갑상선중독증(Iodine-Induced Thyrotoxicosis)’은 해조류를 단기간에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발생할 수 있으며, 심혈관 질환이 있는 노인 환자에게 매우 위험합니다. 실제로 일본, 한국, 아이슬란드 등 해조류 섭취량이 많은 국가에서는 요오드 과잉 관련 갑상선 질환 발병률이 서구보다 높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분비학회 보고서에서도 요오드 과잉 섭취가 하시모토병 발병률을 높인다는 역학 연구가 제시되었습니다. 즉, 갑상선 질환자는 요오드 섭취를 ‘결핍과 과잉 사이’의 좁은 안전 범위에서 관리해야 하며, 해조류는 그 관리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식품군입니다.

 

3. 해조류 종류별 요오드 함량과 안전 섭취 가이드라인

모든 해조류가 동일한 요오드 함량을 가지는 것은 아니며, 종류·산지·가공 방법에 따라 수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대표적인 해조류의 1g당 평균 요오드 함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해조류 종류평균 요오드 함량(μg/g)비고
다시마 2,000~8,000 최고 수준, 건조 상태 기준
미역 500~2,000 국물 조리 시 용출량 높음
300~800 수용성 요오드 비중 높음
200~400 비교적 안전한 편
파래 150~300 요오드 함량 낮음, 무침 추천

조리 과정에서 요오드 함량을 줄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에 불리기만 해도 3070%, 끓는 물에 데치기를 추가하면 90%까지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조 미역을 30분간 불린 뒤 2분간 데치면 요오드가 절반 이하로 줄어듭니다.


국제 갑상선학회(ATA)는 갑상선 질환 환자의 하루 요오드 섭취량을 500μ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고요오드 해조류(다시마, 미역) 섭취를 주 1
2회 소량으로 제한하고, 평소에는 김·파래 같은 저요오드 해조류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해조류를 먹는 날에는 멸치, 다시마 육수, 요오드 강화 소금 등의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4. 갑상선 환자를 위한 해조류 섭취 실천 전략

갑상선 질환 환자가 해조류를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해조류에는 요오드 외에도 칼슘, 마그네슘, 철분, 식이섬유, 폴리페놀, 푸코이단 등 건강에 유익한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섭취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첫째, 조리 전 불리기·데치기로 요오드 함량을 줄입니다. 둘째, 섭취 빈도와 양 조절을 통해 하루 총 요오드 섭취량이 안전 기준을 넘지 않도록 합니다. 셋째, 요오드가 적은 해조류를 활용해 식단을 구성합니다. 예를 들어, 김은 샐러드 토핑, 파래는 무침, 미역은 데친 후 냉채나 초무침에 사용하는 식입니다. 넷째, 해조류를 먹는 날에는 요오드가 많은 멸치, 다시마 육수, 요오드 강화 소금 등의 섭취를 줄여 총 섭취량 관리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갑상선 기능 검사(TSH, T3, T4 수치 측정)를 통해 섭취 조절이 적절한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방법을 지키면 해조류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갑상선 건강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